“자체 기술력과 설비로 의료용 대마에서 뇌전증 치료에 필요한 성분을 추출, 치료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값비싼 수입 뇌전증 치료제를 국산으로 대체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의약품 제조 스타트업 ‘㈜네오켄바이오’ 함정엽 대표가 밝힌 포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천연물 연구소에서 재직하며 국내외 천연물 자원을 활용한 의약품 연구 개발에 매진한 함정엽 대표. 그는 연구 끝에 뇌전증 치료제에 쓰이는 핵심 원료를 의료용 대마에서 추출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특허를 취득,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뇌전증 치료제 핵심 원료 ‘칸나비디올’…의료용 대마에서 추출
과거 간질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뇌전증은 반복적인 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적인 뇌 질환이다. 발작을 유발할 원인 인자가 없음에도 뇌전증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의료용 대마에서 추출 가능한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은 뇌전증뿐만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와 같은 복합적 증상을 나타내는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쓰인다. 정신적인 질환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성 수면 부족, 우울증, 통증 등과 고령화로 인한 복합적인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천연물이다.
이같은 효능에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마 성분의 의약품 수입과 사용을 허가했고, 이에 칸나비디올을 기반으로 한 뇌전증 치료제를 수입해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국내에서 의료용 대마를 재배하고 연구해 치료제를 만들어 유통하는 것은 아직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함정엽 대표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50여 개국에서는 치료 목적의 의료용 대마(Hemp)의 연구와사용을 합법화했다. 환각과 중독을 유발하는 마리화나와 치료제로 쓰이는 칸나비디올을 함유한 의료용 대마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 의료용 대마를 키워 칸나비디올을 추출해 치료제를 만들면 현재 1년에 최소 4,000만원이 드는 뇌전증 치료제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