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환각성이 없고, 의료적 활용성이 큰 대마를 다른 말로 '헴프'라 부릅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헴프도 마약으로 분류된 탓에 관련 연구와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국내 헴프 산업을 키워보자고 만들어진 안동의 헴프 규제자유특구 역시 이런 근본적인 규제에 가로막혀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다음 달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김경철 기자 ◀ 리포트 ▶ 급성장 중인 헴프 산업의 최신 동향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 10여 개 국 전문가들이 일본 도쿄에 모였습니다. ◀ INT ▶ 마츠마루 마코토 / 일본 헴프 업체 "일본 CBD 시장은 법률이 개정되어 새롭게 변화하고 있어요. (2024년 시장 규모는) 대략 300에서 400억 엔 정도 됩니다." 국내 헴프 전문가들도 이 회의에 참석해 안동 헴프규제자유특구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국내 대마 산업 추진 상황을 발표했습니다. ◀ INT ▶ 최형우 / 안동대 교수(식물의학과) "(국내 대마) 규제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헴프 사업에 몰두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보면 상당히 많이 세계적으로 뒤쳐져 있다..." 10여 명의 현직 의사와 한의사, 학자들로 구성된 국내 의료용 대마 임상연구학회는 헴프 규제가 완화될 때를 대비해 일본 학회와 미리 업무협약까지 체결했습니다. ◀ INT ▶ 최낙원 / 의료용대마 임상연구회장 "한국인 실정에 맞게끔 (의료용 대마를 어떻게) 적용하느냐, 또 약이기 때문에 과잉 사용됐을 때의 문제, 부작용, 합병증 이런 것들을 미리 준비하는 게 (목적입니다.)" ◀ INT ▶ 이상헌 / 단국대 교수(생명융합공학과) "과연 어떤 사람들이 헴프를 통해서 이익을 받을 수 있는지, 건강상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사람들을 좀 더 골라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고..." 일본이 최근 헴프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의료용 대마 사용을 위한 임상시험까지 진행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선 의료용 대마조차 마약류로 분류돼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 대마 규제를 담당하는 식약처는 2년 전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 SYNC ▶ 오유경 /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지난 2022년)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민생에 불편을 주거나 부담을 주는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가운데 7번째 항목에는 대마 성분 의약품의 국내 제조와 수입을 허용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지만, 지금까지도 바뀐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식약처가 대마 규제 개선에 미온적인 사이 4백억 원 넘게 투입된 안동의 헴프규제자유특구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다음 달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경상북도와 안동시는 우선 헴프 특구 기간을 3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 중입니다. 특구에서 진행 중인 헴프 재배와 관리, 원료의약품 제조와 같은 '실증특례'를 '임시허가'로 전환해, 사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의료용 대마에 대한 근본적인 법률 개정 없이는 헴프특구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은 여전합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